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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DO IT PROJECT
파과, 할머니와 킬러의 조합.괴상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소재는 더 괴상했다. 할머니 킬러의 이야기라니.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두 단어의 조합과, 무슨 뜻인지 잘 짐작이 가지 않는 제목, 아가미를 읽고 나서 구병모 작가의 책을 읽어야겠다고 찾아보지 않았다면 아마 서가에서 고르지 않았을 것 같다. 소설의 줄거리를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조합이니까. 파과(破果)는 흠집이 난 과실을 뜻한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과일이었다고 하니, 이 뜻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파과는 파과지년(破瓜之年)의 준말이기도 하다. 파과지년의은 여자의 나이 16세, 혹은 남자의 나이 64세를 의미한다. 과(瓜,오이 과)자를 파자하면 팔이 두개가 되어 16이 되고, 같은 방법으로 파자하여 팔..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2017년이 두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책. 사실 위저드베이커리를 읽으려다가 못읽고 대신 고른 책이었는데, 이 책을 기점으로 구병모 작가의 책을 몇 권 더 읽게 되었다. 작가의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지게 만든 책. 시작은 어떤 여자의 이야기다. 지긋지긋한 삶을 살아가다 실수로 한강에 떨어진 여자. 그녀를 구해준 의문의 남자. 겨우 살아난 그녀의 말이 뇌리에 박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게 될 것임을 깨닫는다.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 없는 물이기도 하고." 그렇다. 우리는 헤엄을 칠 수 밖에 없다. 세상은 바닥 없는 물이기에. 태어난 이상 살아야겠다. 삶이 힘들어도, 풀어야 할 문제가 쌓여있어도, 가끔 숨..